"카니발이 회장님 차?" 인도 기아차, 이상한 광고의 비밀

"카니발이 회장님 차?" 인도 기아차, 이상한 광고의 비밀

"어떤 독일차보다도 훨씬 고급스럽다", "2열 좌석은 마치 달리는 프리미엄 라운지 같다", "대형 럭셔리 카를 찾는다면 가장 확실한 선택". 여느 고급 세단 광고에나 나올 법한 찬사지만, 놀랍게도 이 광고의 주인공은 기아자동차의 미니밴, 카니발이다. 아무리 광고라 해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극찬'이다.

기아자동차 인도법인이 카니발의 현지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현지인 사업가를 모델로 기아 카니발의 럭셔리함을 강조한 광고다. 성공한 사업가가 차를 타면서 어떤 부분이 고급스러운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일일히 읊으며 다른 럭셔리 카보다 낫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형적인 고급 플래그십 모델의 광고다.

기아자동차 인도 법인 카니발 광고: #LifeBeyondLuxury | Sumeet Malik | Kia Carnival

다른 나라의 관점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미니밴을 넓고 실용적인 패밀리 카 정도로 여기는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손발이 오글거릴" 정도다. 미국 자동차 매체 카스쿱(Carscoops)은 "여지껏 본 자동차 광고 중 가장 이상하다"며 혹평했다. 더구나 신형 카니발의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구형 모델에 이렇게 공들인 광고를 준비한 점도 이상하다.

하지만 인도 시장의 특성을 알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인구가 많고 소득 수준이 낮은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소형차 위주다. 우리나라 경차보다도 작은 초소형차와 소형차가 주를 이루고, 기껏해야 준중형차 정도 되는 모델들이 '고급차' 대접을 받는다. 현지 신차 점유율 2위를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역시 인도 시장의 플래그십 모델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다.

이렇게 소형차 위주인 인도 시장에서 전장 5m가 넘는 카니발은 엄청난 크기의 대형차인 데다 가격도 상당하다. 시장의 주류인 경차가 70만 루피(한화 약 1,120만 원) 선인 데 반해, 카니발은 기본형 모델의 가격이 249만 5,000루피(한화 약 3,992만 원)나 된다. 풀옵션인 7인승 리무진 모델은 339만 5,000루피(한화 약 5,432만 원)에 달한다. 1인당 GDP가 우리나라의 1/13에 불과한 인도의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한국에서의 S-클래스에 버금가는 고급차인 셈이다.


  중산층이 패밀리 카로 살 만한 가격이 아닌 만큼, 인도 시장에서 카니발은 철저히 고급차로 판매된다. 기본형 모델부터 베이지 투톤 시트와 3-존 오토 에어컨, 파워 슬라이딩 도어와 터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며, 최상위 등급에서는 VIP 시트와 2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내장형 공기청정기,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 등 호화로운 옵션이 탑재된다. 한국보다 부족한 건 열악한 도로 상황을 고려해 최대 18인치 휠만 장착되는 점과 '고급차'인 만큼 컬러 선택지가 흰색, 은색, 검은색 3가지라는 점 뿐이다.


현지에서는 이 광고에 대한 반응도 매우 호의적이다. 인도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카니발은 내 드림카", "역시 기아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놀라운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차" 등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실제로 기아차는 인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 인도에 진출했지만 셀토스의 흥행몰이에 힘입어 2020년 현재 신차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마루티 스즈키, 현대차에 이어 인도 시장 3위다.

한편, 지난해 준공된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은 연간 30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주력 모델인 셀토스와 럭셔리 밴 카니발을 시작으로 베뉴 형제차인 소형 SUV 쏘넷, 소형차 리오, 경차 피칸토(국내명 모닝) 등 풀 라인업의 생산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장 재가동 시기는 미정이지만, 생산이 재개되는대로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을 통해 인도 시장 점유율을 키워 나갈 전망이다.


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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